홈런 공장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가 1-1로 비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팽팽한 투수 대결을 예상했습니다. 삼성과 한화 모두 탄탄한 투구를 자랑하는 상황에서 한두 점 차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는 이러한 예측을 뛰어넘는 장타력 대결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1차전에서는 두 팀이 17실점을 합작했고, 2차전에서는 10실점을 추가하며 불꽃 튀는 타격전을 펼쳤습니다.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투구를 펼쳤던 삼성의 불펜진은 흔들렸고, 한화의 코디 폰스와 올 시즌 33승을 합작한 라이언 와이스는 고전하며 예상보다 많은 실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안전놀이터
여기에도 피할 수 없는 변수가 있습니다: 홈런입니다. 1차전에서는 삼성 김태훈이 폰세를 상대로 시리즈 첫 홈런을 쳤고, 9회에는 이재현이 한화의 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2차전에서도 삼성은 강민호, 한화는 루이스 리베라토와 노시환이 모두 담장을 넘기는 등 장거리 안타가 다수 나왔습니다.
1-1로 비긴 삼성과 한화는 21일과 22일에 3, 4차전을 치릅니다. 장소는 '파워 히트 공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입니다. 2016년에 개장한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인천 SSG 랜더스 필드의 전통적인 '홈런 공장'에 필적하는 투수의 무덤으로 꼽힙니다. 전형적인 다이아몬드 모양이 아닌 팔각형으로 좌중간과 우중간의 거리가 짧습니다. 홈 플레이트에서 양 센터까지의 거리는 105미터로 일반적인 플라이볼도 오버런할 수 있습니다.
배경을 고려할 때 대구 경기에서 홈런은 항상 중요한 요소입니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홈런은 2.5개(68경기 171개)로 전체 9개 구장 중 가장 많았습니다. 인천이 2개(73경기 146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차이입니다.
대구에서 뛰고 있는 삼성은 경기장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라인업 덕분에 올 시즌(161개) 홈런 부문에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르윈 디아즈가 50홈런을 기록한 김영웅과 구자욱은 각각 22홈런과 19홈런을 터뜨렸습니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재현은 올 시즌 16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아리엘 주라도와 원태인의 원투펀치가 3, 4차전으로 예정된 상황에서 라인업에서 빠르게 위력을 발휘하면 단기전의 기세를 굳힐 수 있습니다.
한화는 전력 면에서 약간 뒤처져 있습니다. 올해 홈런 부문에서는 전체 6위(116개)를 기록했습니다. 그래도 노시환이 32개의 홈런을 치고, 채은성이 19개, 문현빈이 12개의 홈런을 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한화의 3차전 선발 투수는 류현진입니다. 2013년 메이저리그(MLB)에 입단했다가 지난해 복귀한 류현진은 대전 한밭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07 플레이오프 3차전에 마지막 포스트시즌 등판했습니다. 폰스와 와이스가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한화는 남은 시리즈의 탄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최소한 류현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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